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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Cup of Tea

최고의 로맨스 영화 베스트 10 (10 best romance movies ever)


난 어릴 때부터 영화를 정말 많이 좋아했다. 토요일 밤에는 주말의 명화를 보고 일요일이면 비디오 한 편 정도를 빌려보는 낙에 일주일을 살았다. 인터넷이나 게임이 지금처럼 발전하지 않았던 때라 뭐 특별한 오락거리라고 할만한게 없었다. 그렇게 본 영화 제목을 별 생각없이 노트에 기록해 놓았았는데 중학교 쯤 됐을때는 이미 노트 한권이 넘어가 있었다. 노트 한 칸에 영화 제목과 원제, 감독, 배우 정도를 적어놓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정말 엄청난 수의 영화를 본셈이다. 

나는 특히 로맨스 영화를 좋아했는데 내 친구들은 언제나 그런 나의 취향을 비웃곤 했다. 왜냐하면 내 성격이 좀 터프하고 건조하고, 하여간 여자다운 것과는 거리가 먼 성격이라 친구들이 그럴만도 했다. 친구들 때문인지 나는 로맨스 영화를 혼자 볼 때가 많았고 그럴 때 마다 마치 다이어트를 하는 여자아이가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 같은 죄책감에 빠지곤 했었다.
 
로맨스 영화는 나의 Guilty Pleasure가 되었다. 로맨스 영화 매니아로서 정말 노치면 반드시 후회할 만한 근사한 로맨스 영화를 소개할까 한다. (순위 따로 없슴)




1. 사랑의 은하수 Somewhere in Time (1980)


두말할 필요 없는 로맨스 영화의 전설이다. 수퍼맨(크리스토퍼 리브)과 닥터퀸(제인 세이모어)이 주인공이다. (나이가 드니 배우들 이름이 잘 생각이 안난다. 그래서 늘 가장 유명한 캐릭터 이름으로 기억하곤 한다. 닥터퀸을 모른다면 패~쓰) 하여간 일단 주인공들이 외모 훌륭해서 안그래도 몰입도 110프로인데 내용도 아주 아름답다. 

슬럼프에 빠진 유명작가인 남자 주인공 리쳐드는 출판업자를 피해 한 오래된 호텔에 투숙했다가 그 곳의 자료 보관실에서 아주 아름다운 여인을 사진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는 그녀가 바로 몇년전 그의 출판 파티에서 그에게 금시계를 건네며 돌아오라고 말하던 노부인이라는 것을 알게된다. 그는 그녀의 사진에 설명할 수 없는 이끌림을 느끼며 그녀와 자신의 운명이 얽혀있음을 깨닫고 그녀가 존재하는 과거로 돌아가기로 결심하는데...
 
이 영화를 돋보이게 해주는것이 바로 영화의 주제곡, Somewhere in time 이다. 워낙 유명한 음악이라 영화는 몰라도 존 배리가 작곡한 이
 음악은 모두들 한 번들으면 "아 이 노래!" 소리가 나올 정도다.

여기서 Somewhere in time을 들어보자. 김연아 선수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Somewhere in time을 몽타지로 만든 영상을 골라봤다.






2. 아웃 오브 아프리카 Out of Africa (1985) 




수준높은 로맨스 영화를 만드는 데 재주가 뛰어난 시드니 폴락의 영화이다. 그해 아카데미 상의 거의 모든 부문을 휩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로버트 레드포드와 메릴 스트립이 나왔고 앞에서도 언급했던 존 배리가 음악을 담당했다.

커피 농장을 하는 남편을 따라 아프리카에 살게된 카렌. 낮설고 고단하게만 느껴지는 아프리카에 서서히 적응해 가지만 일때문에 늘 집에서 떨어져있는 남편 때문에 그녀의 외로움을 커져만 간다. 그러던중 그녀는 남편의 친구인 데니스를 만나 연모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는 그녀에게 아프리카의 아름다움 일깨워주는데...

지금도 아프리카를 원거리에서 찍은 화면이 나오면 내 머리속에서 자동으로 존 배리의 음악이 흘러나올 정도로 영화 음악이 아프리카의 장엄한 아름다움을 잘 표현해내고 있다. 게다가 데니스가 카렌의 머리를 감겨주는 장면과, 그들이 경비행기를 타고 아프리카의 하늘을 누비며 서로의 손을 잡아주는 장면은 정말 최고다.

이 영화는 반드시 극장에서 봐야한다.(어쩌라구~)

오래된 영화라 화면이 좋은것이 없더라. 그냥 들으시라.






3. 금지된 사랑 Say Anything (1989)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남자가 여자의 집 앞에서 커다란 카세트플레이어를 들고 음악을 틀어주는 장면을 여러번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장면은 바로 이 영화 Say Anything을 패러디 한 것이다.

존 큐색이 나오는 전형적인 청춘물. 주인공인 로이드는 남들보기엔 성적도 그닥, 외모도 그닥, 인기도 그닥 없는 볼거없는 평범하기 그지 없는 고등학생. 고교 졸업을 몇달  앞 둔 로이드에게는 평생 딱 한가지의 소원이 있었으니 그것은 교내 최고의 킹카인 다이앤의 남자친구가 되보는 것. 그러나 그녀는 로이드이 존재조차 잘 모르는 상태. 로이드는 친구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저돌적으로 다이앤에게 구애하기 시작하는데...

이 영화를 본건 내가 고등학교 다닐때였다. 그때도 이 영화는 꽤 지난 영화였다. 분명 대단할 거 없이 느껴지는 영화였는데 어딘지 모르게 사람을 잡아끄는 영화였다. 어쩌면 아직 말랑말랑한 내 나이와 비오는 날 커다란 카세트플레이어(boombox)를 치켜들고 다이앤에게 음악을 들려주던 존큐색의 강아지 같던 눈빛 사이에 거대한 화학작용(chemistry)이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어찌되었건 영화는 청춘영화로서는 드물게 흡입력이 있다.




4. 전망 좋은 방 A Room with a view (1986)


E.M. Forster의 동명의 영화를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이 영화로 만든 웰메이드 영화.

영국의 부유한 귀족 아가씨 루시는 곧 결혼을 앞두고 있다. 그녀는 고리타분한 노처녀 이모 샬롯과 이탤리 피렌체로 여행에 갔다가 그곳에서 조지 에머슨이라는 영국 청년을 만나 호감을 느낀다. 둘 사이에 묘한 기류를 느낀 샬롯은 서둘러서 루시를 집으로 데려오고 그녀의 결혼을 서두르게 된다. 루시의 결혼이 얼마 남겨두지 않고 때마침 조지는 그녀의 동네로 이사를 오게 되면서 루시는 이제 고리타분한 약혼자와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조지 사이에서 갈등하게 되는데...

이탤리와 영국의 아름다운 풍경이 잘 담겨진 영화. 점잔빼는 영국 영화답지 않게 격정적인 키스 신이 종종 나와서 가슴이 두근거리게 했었다. 영화를 보자마자 서점으로 달려가서 원작을 구매하고 그날 하루만에 다 읽어버렸을 정도로 영화는 멋지다.

원서도 비교적 쉽고 잘 읽힌다.



5. 썸머 앤 스모크 Summer and Smoke 1961


 

주말의 명화가 나에게 안겨주었던 수많은 수확 중 하나. 영문학도로서 테네시 윌리암스는 체호프와 함께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극작가이지만 그 때만 해도 나는 이 영화가 그의 작품을 영화화 한 거 라는 것을 몰랐다. 내가 겨우 중학교 1,2 학년 쯤에 본 영화니까. 


극강의 연기력을 자랑하는 제럴딘 페이지와 이 영화로 나한테 밉상으로 찍혀버린(버터블라이 8을 보면서도 난 이 인간이 그냥 밉상으로 보였다) 로렌스 하비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종교적이고 금욕적인 삶을 살아가는 목사의 딸 알마(알마는 영혼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오랫동안 지독한 반항아며 플레이보이인 존을 몰래 사랑해왔다. 존이 학교에서 사고를 쳐서 집으로 돌아오자 알마는 종교의 이름으로 그를

교화하려고 애쓰지만 사실 그녀는 아직도 그를 사랑한다. 그녀의 노력에도 존이 부모님이 집을 비운 틈을 타 여자들을 불러들여 파티를 열자 질투에 눈이 먼 알마는 존의 아버지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사실 줄거리를 다 불어버릴까 했지만 완전 스포일러이기에...이 영화는 스포일되기에는 너무 좋은 영화다)

결국에 가서는 영혼을 상징하던 알마는 거리에서 몸을 파는 여인이 되고 육욕을 상징하는 존은 알마가 가르치던 학생과 사랑에 빠져 존경받는 의사 선생님이 된다는 거지같은 시츄에이션... 하여간 보시길. 아차 우울할땐 보지 마시길. (좐 이시키 내가 확 묻어버릴껴)

대학생이 되고 나서 나는 희곡을 다시 사서 읽었다. 우리나라에 원서가 없어서 자그마치 2주를 기다려 아마존에서 이 책을 받았다. 희곡은 훌륭했지만 나의 존에 대한 혐오는 강해졌으면 강해졌지 약해지지 않았다.




6. 오만과 편견 Price and Prejudice 1995


"It is a truth universally acknowledged that a single man of a large fortune must be in want of a wife.(부유한 독신남이 아내를 필요로 하는 것은 만고의 진리인 법)"으로 시작하는 Jane Austen의 최고의 작품. 그 부분부터 멋져서 레이블 메이커로 찍어서 내 책상에 붙여놨다. 

모든 로맨스 도서의 어머니이며 세상의 모든 연애의 밀당의 진정한 바이블인 오만과 편견, 첫 줄부터 사람을 확 끌어들이는 데가 있었다. 이건 백경의 "제 이름은 이시마엘이에요." 내지는 이방인의 "내 어머니가 오늘 돌아가셨다" 와 거의 맞 먹는 수준이 아닌가. Anyway...Whatever...


수없이 많이 영화화 됐고 드라마화 됐지만 여기서 추천하고자 하는 것은 그 유명한 1995년 작 콜린 퍼쓰가 나왔던 BBC 미니시리즈이다. 책 한권을 장대한 미니시리즈로 만든 만큼 섬세하고 아름다운 장면들로 가득하고 음악 또한 대단히 아름답다. 원작에는 없었던 다아씨가  호수에서 목욕하고 나와 간신히 옷을 걸치고 엘리자베쓰를 만나게 되는 장면이 특히 귀여웠다.

나는 이 작품을 DVD로 소장하고 있다.

테마음악이다. 원작에 수록되어있는 수놓는 장면이었으면 더 좋을 뻔 했다.






7. 추억 The Way We Were 1973


굳이 순위를 꼽아야 한다면 내 인생의 베스트 로맨스로 남기고 싶은 영화.

여주인공이 이쁘지 않아도 충분히 멋진 로맨스 영화일 수 있다는 걸 처음을 알게해준 영화. 누가 그랬더라 바브라 스트라이젠트가 나오는 영화를 보다보면 "설마 저 여자가 주인공은 아닐거야"라는 마음으로 처음 10분을 보게되고 영화가 끝나갈 무렵에는 그녀의 팬이 되어버린다고. 딱 내가 그랬다.


그리고 로버트 레드포드가 나왔다. 어떤 사람들은 로버트 레드포드를 자꾸 브레드 피트에 비교하는데... 장난 치나? 건 아니라고 본다.

사회운동가를 꿈꾸는 매사에 심각한 꼽슬머리(꼽슬머리가 매우 중요하다. 그녀는 허벌에게 자신을 맞추고자 꼽슬머리를 인두를 곧게 펴곤 하지만 그와 이혼하면서 다시 꼽슬머리를 되찾는다.) 여대생 케이티는 명문가에 잘생기고 인기많고 거기다 타고난 글재주까지 갖춘 허블을 짝사랑했었다. 대학 졸업 몇년 후 케이티는 바에서 우연히 허벌과 재회하게 되고 그와 사랑에 빠진다. 너무 사랑했기에 결혼까지 하게된 그들의 관계는 케이티의 정의로운 성격과 허벌의 여유있고 느긋한 성격이 부딛히면서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하는데...

바브라 스트라이젠드가 부른 주제곡이 빌보드 챠트 정상까지 차지했었다. 라이브 버전이다.





8. 카사블랑카 Casablaca 1942


2차 대전 어수선한 전시에 프랑스령 모로코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릭. 어느 날 그의 술집에는 프랑스 레지스땅스의 주요인물인 라즐로와 그의 아내가 미국으로 밀입국하는데 필요한 통행증을 부탁한다. 그러나 라즐로의 아내인 일자는 릭이 그토록 잊지 못하던 과거 연인이었는데...뭐...다 아는 얘기.


중학교 때 본 영화지만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게 만들었던 영화였다. 사랑하니까 보내주는 뭐 그런 시나리오? 전시라는 특수한 상홍이라 가능한 일이었겠지만 사랑은 희생이라는 걸 보여줬던 영화다. 그리고 젊고 키큰 남자들만 멋지게 보이던 내게 작고 초라해 보이던 험프리 보가트가 진짜 남자로 보이게 만들어준 영화이기도 했다. 아 이래서 다들 보가트 보가트 하는구나.

이 영화는 정말 명대사가 많이 나오는데 혹시 외국인 친구 많은 분들은 반드시 기억해야한다. 정말 쓸모있는 대사가 많이 나온다. 

릭이 루이스 경관에게:
 
I think this is the beginning of a beatiful friendship.(이게 우리의 아름다운 우정의 시작이겠군)


릭곁에 남으려는 일자에게 릭이:

We'll always have Paris.(우리한텐 파리에서의 추억이 있잖아...(아씨 눈물나))


릭이 일자와의 만남을 한탄하며:

Of all the gin joints, in all the towns, in all the world, she walks into mine. (세상에 그 많은 도시에, 술집 중에 하필이면 내 술집에 그녀가 오다니)



9.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When Harry Met Sally 1989



이 영화는 처음 나왔을 때부터 너무 보고 싶어하던 영화였다. 정말 롱런해서 개봉관에 오래도 걸려있던 걸로 기억난다. 많은 사람들이 한번쯤은 다시 보고싶은 영화로 손꼽기도 했다.

 


샐리와 해리의 9년간의 엇갈린 만남과 남녀간의 우정과 사랑을 담고 있는 이 영화에는 아주 상큼한 맥 라이언과 누구나 이런 남자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싶은 빌리 크리스탈이 나온다. 재치있는 남자친구가 백마탄 왕자님보다 멋져보일 수도 있다라는 것을 내게 깨닫게 해준 첫번째 영화이기도 했다.

처음 보고 별로라는 느낌이 들었다면 며칠 있다가 한번쯤 더 보기를 권한다. 아마 마음이 달라질 것이다. 그만큼 멋진 영화다.

 




10. 더티 댄싱 Dirty Dancing 1987



이 영화는 나한테는  특별한 추억이 있는 영화다. 내가 처음으로 본 미성년 관람불가 영화였다. 물론 난 그때 미성년자였고 난 엄마 옷을 훔쳐입고 턱없이 하얗게 파우더를 두들기며 친구와 여간해서는 나가지 않던 시내 개봉관까지 갔다.
 
그만큼 난 절박했다. 춤과 음악이 나오는 영화라면 완전히 환장하던 때였다. 소문이 굉장했었다. 전미 흥행 1위를 몇주를 해오고 있는 영화라고 들 했다. 미국의 한 여자는 이 영화를 100번을 넘게 보았노라고 티비에 나와서 인터뷰를 했다. 단지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이 영화를 노칠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 엄청난 기대에 이 영화는 100프로 부응해주었다. 그러니 이 영화의 스토리는 생략하겠다. 사실 스토릴 것도 없다. 한 부유층 소녀가 여름 휴양지에서 야한 춤(지금 생각해 보면 살사랑 그래도 가장 흡사하다)을 배우며 사랑에 빠지게 된다는 얘기다.

하여간 영화가 끝나고 나오면서 내 친구와 나는 멍한 기분이었다. 우린 완전히 더티 댄싱이라는 영화가 걸어놓은 마법에서 풀려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그때 어디선가 총성같은 소리가 뻥뻥 터지기 시작하고 시내를 오고가는 수백명의 사람들이 삽시간에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니고 있었다. 전쟁이 난 줄 알았었다.

그 날 하필이면 서울에 있는 대학생들이 연합하여 명동 성당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열고 있었던 것이다. 


몇 십명이 깔려서 부상을 당했고 내 옆에서 체류탄이 터져서 파면에 내 친구의 허벅지에서 약간 피가 흘렀고 내 목덜미에서도 약간 피가 흘렀다. 그렇게 엄청난 일이 시내에게 있었는데 뉴스에서는 시위에 대한 단 한 번의 언급도 없었다.

그날 난 두 가지를 알게되었었다. 더티 댄싱은 엄청 나게 멋진 영화라는 것과 우리나라가 그렇게 살기좋은 나라가 아니라는 사실 말이다.

참고로 난 여름마다 이 영화를 본다.














*리스트 업을 하다보니 빠진 영화가 너무 많다는 것을 알게됐다. 그러나 그 영화들은 다음 기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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